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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출산하기] 멜번 로얄워먼스병원 출산 후기

매일바쁜쭈 2020. 6. 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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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한지 일주일이 되어가니 이제 좀 안정이 되어 출산 후기를 쓰게 되네요.

먼저 화요일 양수 터지고 나서 수요일 병원에서 양수 터진건지 검사 후 양성이 나와 유도분만을 위해 병원에 예약대로 목요일 아침 8시 30분에 응급실로 가서 접수했어요. 간단히 혈압 및 체온측정 후 1층에 Pregnancy day care에서 아기 태동과 자궁 수축 테스트등을 실시하고 분만병동으로 옮겨야 했는데요, 병실이 나오지 않어 8시간을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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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임신/출산) 5시간째 병실 기다리는중

화요일 양수가 나와 병원 진료 후 목요일 8시 30분에 유도분만하기 위해 병원에 오라고 해서 떨림 반 걱정 반 무서움 백프로를 어깨에 지고 아침에 병원에 왔습니다. 응급실에서 유도분만 접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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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 터지고 나서 48시간안에 출산해야한다는 내용을 봤는데요, 48시간이 가까워져도 병실이 안나와 병원에 컨플레인을 여러번 했습니다. 허나, 병실이 안나와 4시간에 한번씩 투여가 될거라고 하면서 항생제 투여를 먼저 받게 됐어요. 의자에 8시간 앉아 있으니.. 정말 인내심 테스트 하는 기분? 저도 불안하고 배안에 아이도 불안해 속상했지만 병실이 없다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ㅠㅠ

처음에 유도 분만을 한다고 해서 병원갈때 분만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요, 8시간을 기다리게 하니 두려움은 커녕 이젠 분만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허허허

8시간 후 드디어 병실을 배정 받았어요. 병실... 정말 큽니다.

유도분만 시작전 병실 받아 기분 좋은 나~! / 분만실 : 전담 미드와이프가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를 하는 시스템이에요.  


병실이 상당히 컸구요, 화장실에는 수중분만 시설도 있었습니다. 저는 안타깝게도 유도분만을 해야하기 때문에 수중분만은 선택할 수가 없었어요. 로얄 워먼스 병원에서 저는 Yellow 팀 소속이였는데요 산모 1명당 미드와이프 1명이 전담하는 시스템으로 되어있었습니다.
미드와이프가 3교대로 배치되서 저만을 위한 케어가 시작됬어요.

병원에서 나오는 밥 


병원에서 제공되는 식사에요. 맛없어 보이지만 소금을 넣으면 그래도 먹을만 했습니다. 호주는 햄버거나 프라이드 치킨같은건 안나오네요. 분만을 위해 에너지 섭취가 필요하니 다 먹어줬지욤.

유도 분만을 위해 맞은 수액과 옥시토신 호르몬 / 저 옆에 컴퓨터로 제 몸 상태 및 아기 상태 트레킹을 하고 진행상황을 미드와이프가 기록을 했어요.  


병원에서는 진통을 줄여줄 수 있도록 3가지가 제공이 되고 있어요.

1) laughing gas
2) 모르핀 주사
3) 에피듀럴 (Epidural) -척추 마취/ 무통주사

1,2,3번 다 사용도 가능하다고 했고, 산모중에서는 진통을 느끼기 싫어서 시작부터 에피듀럴을 투입하는 사람도 있다고 미드와이프가 설명해줬습니다. 그래도 첫 아이이니, 진통을 조금은 느끼고 싶어 Laughing Gas 를 먼저 시도하고 에피듀럴 결정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9시에 미드와이프가 바꼈는데요, 그분은 가스 사용후 모르핀으로 시도했다가 에피듀럴을 하자라고 권해 저와 남편은 오케이를 했습니다. (완전 후회중)

저의 케이스는 양수가 팍 터진게 아니라 막이 좀 찢어져 계속 세는 상태였는데요, 병원에서 양수를 터트려야 애기가 빨리 나온다고 설명한 후 시도를 했습니다. 첫번째 시도 할때 자궁이 1센치 정도만 열려 가스를 흡입하면서 고통을 참아보려고 했지만 잊을 수 없는 아픔이 몰려와 포기했습니다. 정말 서럽게 울었던것 같아요. ㅠㅠ

옥시토신 양을 늘리니 진통이 심해져 모르핀 주사를 맞았습니다. 허나 제 몸에 잘 안받았는지 진통의 강도가 온몸에 전해지더군요. 진통이 심할때마다 가스를 흡입하면서 참고 있을 쯤 양수 다시 터트려본다고 여의사가 와서 시도해 성공했습니다. ~!

옥시토신 투여 양이 올라갈수록 진통의 강도가 미친듯이 세졌는데요, 미드와이프가 3시간만 참아보자 했지만 한시간 반 참다가 도저히 안될것 같아 에피듀럴 투여를 요청했어요. 온몸이 덜덜 떨리고 진통이 올때마다 온몸이 찢어질거같이 아파 정신이 혼미해졌어요.

마취과 담당자가 척추에 바늘을 꽂고 에피듀럴 약 투여를 했습니다. 너 이제 안아플거야~라며 화이팅을 외쳐줬고 남편도 이제 통증 없을거라고 확신하며 저를 안심 시켜줬는데요, 어라~ 자궁쪽이 약발이 안듣습니다. 계속 진통이 옵니다. 미드와이프가 마취과 다시 불러 약을 강하게 투여시켰는데요, 어라~ 또 진통이 느껴집니다. 진통 올때마다 가스를 흡입하며 참아봤습니다만 이거 진짜 무통 주사 맞나요? ㅠㅠ

부랴부랴 미드와이프와 마취과 담당자가 척추에 2번째 에피듀럴 바늘을 꽂고 약을 강하게 투여해 시도했는데요, 또 자궁쪽만 마취가 안됩니다. 병원에서 날리 났어요. 이런케이스가 없었다고 합니다. ( 혼이 나간 사이에도 저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내 케이스가 케이스스터디 되겠구나~라고 말해줬죠)

3번째 시도를 위해 마취과 최전문의를 불러 (새벽다섯시반) 다른 방식으로 바늘을 투여한후 약을 넣었습니다. 다양한 진통을 11시간 겪은 후 그리하여 드디어 무통의 신세계를 경험하게 됐어요.


옥시토신을 강하게 넣어도 이젠 아무 느낌이 없다니... 왜 이런 경험을 느끼게 해준건지 ㅜㅜ 7시간 후 자궁이 9센치까지 열려 분만 시도를 하게 됐습니다. 제왕절개는 권하지는 않았어요.

한국과다른점은;

이렇게 왼쪽/ 오른쪽 번갈아가며 시도



1) 요가하듯 옆으로 누어 한쪽 다리를 위로 접은 후 푸시 시도 (왼쪽 / 오른쪽)



2) 누어서 양 다리를 벌려 손으로 잡은 후 푸시 시도

사진펌: http://health.cdc.go.kr (호주는 천같은걸로 가리지 않고 시도 합니다)


3) 한국처럼 의자에 설치된받침에 다리를 올린 후 푸시 시도 (옛날 방식이라고 미드와이프가 말했어요 ...흠)
의자에 봉을 달아서 손으로 잡고 푸시 할 수 있게 도움 줌


4) 산모 굴욕 3종 세트에서 : 관장( X ), 제모 ( X ) , 내진 (Y) - 제가 응가 나오거나 방귀나옴 어떻게 해? 라고 하니 나오는 사람들 있으니 걱정말고 힘주라고 합니다.


한시간정도 푸시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쳤는지 의사 2명과 소아과 의사 그리고 다른 미드와이프 2명이 제 병실로 오더니 애기 빼내야한다며 forceps (겸자분만)을 진행했습니다.

의사가 내진시 태아 머리가 잡힌다고 확인 후 겸자라는 쇠로 만들어진 집게 같은 기구를 넣어 태아 머리를 감싸 집어서 잡아당겼습니다. (분만 2기, 즉 자궁구가 완전히 벌어지고 태아가 산도를 많이 내려온 후에 시행한다고 책에서 봤는데, 제가 겸자분만을 시행 당하게 될 줄이야 ㅠㅠ)

이런걸로 사용해요 엄청 커요


애기를 빼내는데 엄청난 고통이 밀려옵니다.

에피듀럴로 회음부 절단했을때도 아무런느낌이 안났는데요, 이 뜨꺼운 타 들어가는 느낌.. 정말고통스러웠어요. 애기머리보인다며 저에게 볼래? 라고 물어보는데 십장생 욕할뻔 했습니다. 얼렁 빼내고 싶은 그 느낌. 완전 고문이더군요.. 한번 더 크게 푸시를 하니 제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겸자분만으로 아기 얼굴에 피멍이 들었어요.


애기 출산 후 제 가슴에 바로 안겨줍니다. 티비에서 봤던 장면처럼 저도 눈물이 와락 쏟아집니다. 출산을 처음부터 끝까지 옆에서 지켜준 제 남편이 탯줄도 잘랐어요.

다들 너무힘든 출산 케이스라고 저에게 대단하다며 칭찬을 해주시고, 제 남편도 본인이라면 못겪을것같다며 옆에서 많이 아껴줬어요. 저희딸은 38주 0일차인 5월 29일 오후 2시 33분에 태어났습니다!


아기 검사 및 접종 (비타민K 와 간염 B주사 접종 여부 물어본 후 아기에게 접종을 합니다) 및 회음부 절개 부분 봉합하고 나서 회복실로 옮기게 되는데요, 옮기기전에 미드와이프가 샤워를 권유했어요. (한국은 샤워 안하죠?)

아래 꼬리뼈부분이 너무 아파 앉지도 걷기도 힘들어 고통스러웠는데, 처음 2인실로 배정 받았을때 남편이 집에 가야한다는 생각에 (이 상태에서 제가 밤새 애기를 봐야한다는 생각에) 너무 서러워서 펑펑 울었더니 병원에서 1인실로 옮겨줬어요. (휴~ 진짜 다행)


호주의 경우 출산 후엔:

1) 출산과 동시에 퇴원할때까지 산모와 함께 있습니다.

2) 병실에 있는 동안 미드와이프들이 와서 산모와 아기 체크업을 해줘요 (회음부 통증 완화 시킬수 있게 아이스팩도 제공해줍니다.)

3) 아기 목욕은 태어난 후 24시간 이후에 시킵니다. 퇴원할 쯤 미드와이프가 목욕 설명을 해줘요.
-한국과 다른점은 귀에 물이 들어가도 괜찮다고 했고, 신생아라 물로만 목욕 시켜도 된다고 했어요.

4) 병실에 있는 동안 최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요- 기저귀 갈기, 모유 수유하는 방법, 목욕 방법 등등

5) 특별히 제공되는 아기 옷은 없고 스와들로만 돌돌 말아줍니다. / 기저귀도 제공되는게 없어 집에서 챙겨온 기저귀 사용했어요. / 산모패드는 제공이 되지만 많이 안주니 미드와이프에게 추가로 더 달라고 요청하시면 받을 수 있습니다.

6) 자연분만은 출산 후 다음날 퇴원 가능하며 제왕절개의 경우는 2박 3일을 지내게 됩니다.

7) 퇴원 후 미드와이프가 집으로 방문해 아기 상태 및 산모 상태 트래킹을 하게 됩니다.


병원에서 나온 밥 (배고파 다 먹었어요) 호주는 미국과 달리 햄버거와 닭튀김은 안나옵니다.
아기 청각 테스트 하는 중 


저의 경우는 출산이 좀 힘든 케이스였고 딸 얼굴에 멍이 심하게 들어 황달 고위험군에 속해 병원에서 2박을 권유 했지만 아래 꼬리뼈쪽이 너무 아프고 병원에서 지내기가 불편해 그냥 퇴원해 버렸습니다. (출산 후 꼬리뼈쪽이 너무 아파 눈물을 흘리며 살았는데요 6주 체크업 후 의사에게 요청해 엑스레이 찍어보니 꼬리뼈 끝이 깨지고 금이 가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과 다른 출산 시스템이여서 많이 걱정했는데요, 제 걱정과 달리 만족스러운 부분도 많이 있었어요.

힘든 출산 경험에 딸 얼굴에 생긴 멍자국을 보면 가슴이 찢어질듯이 속상했지만 그래더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아참! 병원에서 6주간 무조건 조심! 조심 ! 또 조심하고 애기만 들고 나머지는 절대 들지말아라~ 몸조리 잘해라라고 신신당부을 했어요. 절대로 식기세척기 안에 그릇도 정리하지 말라는 미드와이프의 말에 살짝 놀랬습니다. 호주도 출산 후 산모 회복에 많이 신경쓰네요 ^^

저또한 출산 전 너무 궁금했던 조리원이나 산후 조리사가 없는 호주에서의 극한 신생아 케어에 대해 공유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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