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코로나19-입국 하자마자 자가격리 중

남편과 제가 뉴욕에 지내고 있었는데요, 3월 2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생기더니, 저희가 떠날 날짜가 가까워질 때쯤 (출국일: 3월 15일) 급작스럽게 코로나19 확진자들 숫자가 엄청나게 늘어나기 시작하고, 뉴스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내용으로 가득 찼었습니다.  

아시안 혐오 또한 심각해지기 시작해 마스크 썼다고 칼부림 당한 아시안도 있고, 왜 마스크를 안 썼다고 폭행당해 (주먹에 얼굴을 맞은) 턱이 탈골된 한인 여학생도 있었습니다.(https://news.joins.com/article/23729372)  후덜덜... 이 기사를 보고 나선 뉴욕에 혼자 못 돌아다니겠더라구요. 

분위기가 너무 심각해져가 저희도 더 이상 뉴욕에 있으면 안 될 듯싶어 출국일을 앞당기려고 했으나 일정 변경이 힘들어 예정대로 3월 14일 날 출국을 하게 됐는데요,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호주 정부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급작스런 법이 적용돼 3월 16일 월요일부터 입국하는 모든 입국자들 (여행객 및 자국민들)은 2주간 자가격리 조치가 취해져 저희는 도착하자마자 자가격리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ㅠㅠ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검역담당자들 2명이 비행기 안에 들어와서 승객들 상태를 확인했으나 쓰윽 지나가기만 했구요, 열체크는 안 하더군요.  또한 검열이 끝난 후 모든 승객이 내릴 때 검역 담당자들이 2주 자가 격리에 대한 자료만 나눠 주셨습니다. 

 

 

공항 안 직원들도 마스크 쓴 사람은 아무도 없고, 자가 격리에 대한 내용도 너무 두리뭉실해 조금 황당했는데요, 나중에 좀더 알아보니 자가격리 수칙을 위반을 하고 돌아다니다가 걸리면 벌금이 어마어마했어요. (빅토리아주는 6,600불 적용 예정, 2개 주는 감옥행이 될지도..)

 

 

자가 격리 시 반드시 집에 머물러야 하며, 공공장소 특히 직장, 학교,차일드케어 또는 대학과 같은 곳에는 외출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사람만 집에 있어야 하고 방문객은 받지 말라고 되어 있으며, 친구나 가족들을 통해 음식이나 생필품을 공급 받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자가 격리 중 진료등의 외출이 불가피할 경우 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하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전에 미국 여행갔다가 돌아온 의사가 콧물이 나는데도 진료를 70명 정도 한 후 코로나19 양성이 나와 날리 난적이 있었는데요, 아마 이런 케이스 및 한국 31번 확진자 같은 케이스가 나오면 안 되니 호주 정부에서 강하게 벌금을 측정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도 집에서 자가 격리 4일차를 맞이 했으나 나머지 10일을 어떻게 견딜지 아... 막막합니다. 

음식이요?

냉장고에 음식들이 있긴 하지만, 냉장고를 열 때마다 한숨이 나옵니다. 똑같은 음식 먹을 생각을 하니.... 저희는 한국음식을 자주 먹는 스타일이 아니라 반찬은 없고 매일 요리해서 먹는 습관이 있는데요, 이게 은근 곤욕이네요. 

호주에선 우버이츠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저희도 우버이츠로 커피 및 지겨울 때 저녁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식자재 배달하면 되지 않을까요?

호주에는 울월스, 콜스 이 두 슈퍼를 많이들 애용합니다. 한국처럼 무료 배달... 이런 서비스도 없구요. 어쨌든 자가격리 중이니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려고 이리저리 장바구니에 다 집어 넣었으나 처리가 안됩니다... 물건이 없나봅니다. ㅠㅠ

현재 호주에서 사재기로 이슈가 많은데요, 특히 쌀, 파스타면, 화장지 (화장지로는 몸싸움도 났죠) 이런게 2월달부터 텅텅 비여있었어요.

화장지로 몸싸움하는 호주 사람들 (챙피해요 ㅋㅋ)

 

초기엔 중국인들이 사재기를 해서 아시안들 보면 좀 안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던 호주사람들이 사재기에 더 열중하고 있는거 같아요. (그래서 남욕하면 안됩니다...)

 

도클랜드 울월스 매장 모습...텅텅비여서 살수가 없어요 

현재는 고기며 우유며 통조림이며 텅텅 비여 장보기 너무 힘들다고 같은 아파트 친구가 말해줬는데, 온라인으로도 주문이 안되네요. 온라인으로도 사재기 하는 사람들이 생겨 주문을 막아놓은것 같습니다. 울월스에서는 노인, 장애인 그리고 자가 격리자들에 한해서는 주문이 가능하다고 해서 다시 시도할 예정입니다. 휴~ 다행이죠?

홈트와 넷플릭스 정주행 중 

밖에 나가질 못하니 몸이 근질한 저와 남편은 유튜브를 보고 홈트를 시작하게 됐어요. 하루 만 오십 보 이상은 걸었는데, 집에만 있으려니 몸이 너무 무겁습니다. ㅠㅠ 

남은 시간엔 책을 읽거나 넷플릭스 정주행을 하고 있는데요, 킹덤 시즌 2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가끔 발코니에서 밖을 쳐다보며 멍 때리기도 합니다... 

 아파트에서도 자가 격리자들을 위한 자원봉사자 시스템을 만든다고 하고, 같은 아파트 사는 착한 동생도 저희가 필요한 게 있음 언제든 말하라며 먼저 손을 내밀어주네요.. 왕 감동....ㅠㅠ 저희는 코로나19 증상은 아직은 없지만, 코로나가 안 걸렸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언제 코로나가 잠잠해질까요? 

여기까지 자가 격리돼 4일간 지낸 쭈였습니다. 나머지 10일도 잘 지내볼게요 :)